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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가 이영옥의 "나라가 아직도 나라다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 네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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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재] 소설가 이영옥의 "나라가 아직도 나라다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 네 번째 이야기

<목차> 


1. 모든 위정자는 거지 같았다.


2. 권력의 본질과 속성


3. 아직도 정치가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


4. 그래도 아직 버려서는 안될 꿈

 

대통령실 CI.png


2. 권력의 본질과 속성 (네 번째 이야기)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된 대통령의 권한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인사권, 사정권, 재정권이 바로 그것이다. 


대통령은 이 권한을 적절히 행사함으로써 국정을 운영한다. 


문제는 이 권한의 적절한 행사 여부에 있다.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오만과 독선, 아집에 사로잡힌 독재정권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소극적으로 행사하면 직무유기라는 논란에 휩싸여 무능한 정권이라고 낙인을 찍힌다. 


이 지점에서 5년 단임제 대통령은 치열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 “역사와의 대화”라는 달콤한 유혹의 함정에 빠지기 마련이다. 


권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 그 임계점과 시의성, 적절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자신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때부터 대통령은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멀어지고 여론을 무시하기 시작한다. 온갖 내밀하고 다양한 고급정보를 독점하는 까닭에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면서도 결국은 국민이 자신의 충정을 알아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의 늪에 빠진다. 


차기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는 까닭에 국민의 의사와 동떨어진 선택과 결정을 하고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불행이 시작되는 이유와 까닭이다.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 


김영삼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집권 중반에 이르면 대통령이 변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집권 초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혁의 성과가 미미할 경우 그런 논란은 더 확산 된다. 모든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개혁이란 소수가 다수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개혁을 위한 추동력이 소진되기 마련이고 이 지점에서 개혁은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개혁은 실패한다.

 

반면에 혁명은 다수가 소수를 변화시키려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혁명은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두 가지 도착점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절반의 가능성은 주어지는 셈이다. 집권 중반에 도달한 대통령은 흔히 “관료의 늪”에 함몰된다. 관료들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뛰어난 성공이나 실적을 쌓지는 못하지만 큰 실패나 좌절을 초래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현상 유지는 보장한다. 집권 중반에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바라는 대통령에게는 익숙하고 편하며 꼭 필요한 존재다. 


그러나 이 편안함에는 그에 못지않은 함정이 있다. 관료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변화는 낯설고 번거롭고 서툴 수밖에 없는 새로운 일거리를 안겨줄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끊임없는 자기증식을 꾀한다. 모든 일을 더욱 세분하고 분산하며 그 일을 담당할 부서와 인력의 확충을 요구한다. 


한번 만들어진 기구와 조직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조직은 갈수록 방만하고 비대해진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과는 전혀 상반 된다. 


그런 눈으로 살펴보면 아마도 이 나라의 행정업무는 1/20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대통령은 행정업무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공무원의 수를 늘려왔다. 


그것이 관료의 늪에 함몰된 대통령들이 빠진 함정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이런 관점에서 행사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이 평안해진다. 

 

김영삼 대통령 금융실명제관련특별담화문발표모습1(1993).jpg
[사진출처=대통령기록관] 김영삼 대통령 금융실명제관련특별담화문발표모습1(1993)

 

우리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에게 매우 강력하고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잘 모르는 권한이 바로 대통령에게 주어진 ‘긴급재정명령권’ 이다. 경제상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긴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초법적 행위로 선(先) 조치 후(後) 입법을 통해 법률적 당위성을 부여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하면서 발동한 적이 있다. 취임과 동시에 이경식 경제부총리에게 극비리에 준비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경제수석 조차도 발표 시점까지 전혀 몰랐다. 


이 조치는 부가가치세 도입과 함께 우리 경제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하경제의 규모를 축소 시켜 막대한 추가 세원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우리가 중시하는 이념이나 신념까지도 하릴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클린턴의 일갈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민주주의 국가에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경제부문에서 공정과 정의가 실종되었을 때 그 나라는 이미 민주국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통령들은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하는데 몹시 인색하고 무지했다. 


모든 경제이론과 정책은 선도적 예방조치가 아니라 사후 약방문 격 후속 조치다. 경제 현실 자체가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적 현상인 까닭이다. 


경제 각 부문에서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현상의 고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인의 규명과 대안을 마련해 정책으로 확정해서 시행할 때는 이미 경제 현실은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이되어버린다. 이런 경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재정명령권이 부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통령들은 이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 


국민의 복리와 민복에 소홀한 국가는 국가로서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를 등한시하는 정권 담당자는 정말 거지와 같다.


사정권은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철학과 신념을 구현하는데 있어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을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심지어 이 수단은 물리적 힘까지를 동원할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제일 강력한 권한이다. 


대통령의 사정권을 행사하는 중추적 기관은 바로 검찰이다. 우리나라의 검찰은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강고한 권한을 행사한다. 


1992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검찰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재직 중에 두 아들을 구속당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그 출두 과정이 TV로 생중계되어 외신에 소개되는 치욕적인 공개소환과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투기했다는 모함을 언론에 유포, 인간으로서 감내할 수 없는 수모를 당한 후 유명을 달리하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고, 역대 모든 안기부장을 형사적으로 소추했으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유례없는 장기형을 선고 받았다. 


1992년 이후 검찰권은 끊임없이 강화되어왔으며 이제 와서는 어떤 제어도 받지 않는 독자적이고 자의적인 권력으로 공고해졌다. 제어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독선과 아집, 오만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우리는 검찰을 가리켜 “살아있는 권력에는 알아서 꼬리치는 충견, 사라지는 권력은 가차 없이 물어뜯는 하이에나”라고 비난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모든 선과 악을 자의적으로 재단한다. 그들이 지닌 자(尺)만이 유일한 기준이라고 강변 한다.


촛불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우리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무려 18개월에 걸쳐 검찰에 의해 자행된 쿠테타를 지켜보아야 했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부정하고 무력화시킨 검찰의 사실상의 쿠테타는 이를 방관하고 지켜보기만 한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과 나약함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권력의 본질과 속성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한다. 권력은 비정하다. 자기 손에 오물과 피를 묻히려하지 않는 자는 권력을 장악할 자격이 없다. 그런 사람은 당연하게 행사해야 할 권력까지 방기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을 제대로 장악하고 행사하는데 어떻게 추·윤(당시 추미애 법무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이미 실패한 개혁과 이루지 못할 꿈을 얘기한다. 그저 어처구니가 없다.


 


[알림] 우리 정치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조망하는 소설가 이영옥의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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